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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_2020-01-03_13-40-50.jpg 참 좋은 사람 정찬훈 동지 3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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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빠릅니다. 지난 해 2주기 때 계획했던 것은 3주기 때는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여러 동지들과 함께 토론회라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잊고 바쁘게 지내다 보니 1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오늘 묘소를 다녀왔습니다만 정찬훈 동지를 떠올리면 사람을 좋아하고 술도 좋아했던 사람입니다. 제가 1주기 때인가 추모사에서 썼는데 다시 ‘참 좋은 사람’이라는 기억이 납니다.

정찬훈 동지는 자기가 어느 곳에 속해 있던 성실한 동지였습니다. 저도 노조 전임을 오래 했습니다만 노조간부 할 때는 노조일에 전념하기 마련인데 이 동지는 집회 끝나고서도 연구실이나 실험실 가서 필요한 일을 하곤 했습니다. 집회 끝나고 뒷풀이 하고 나면 어려운 일인데도 말입니다.

정찬훈 동지는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권력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정치조직 같은 치열한 곳에서는 적응하기는 어려운 성품입니다. 제가 속한 평등노동자회처럼 소수가 모인 활동가조직도 큰 힘은 없지만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는 열망으로 움직이는 곳이어서 역시 어려움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그는 어느 곳에서나 열심히 활동하셨죠. 착한 성품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정찬훈 동지에게 활동 같이하자고 하면 거절하지 않고 함께 했습니다.

겉으로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많은 분야, 많은 일들을 거절하지 못해 껴안고 가야 하고, 같이 참여하는 것이 힘들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와 30여년 지기였습니다만 정찬동지는 모질지 못했습니다. 화를 내다가도 참죠. 화를 참으면 아픔이 되는 건데 말입니다. 착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중앙에서 일했기 때문에 활동가도 운동가다 그런 소리를 들었습니다만 활동가나 운동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직책과 상관 없이 자기가 속해 있는 곳에서 사람을 사랑하고, 동지를 사랑하고 세상의 변화를 위해 빠지지 않고 실천하는 사람이 활동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내년 4주기때는 정찬훈 동지가 살아오면서 고민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는 토론회 자리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여기 있는 동지들과 논의해서 정찬훈 동지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노조활동을 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내년 초부터 준비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9.12.23.월.오후 4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