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페이스북 more

 <논평>

민주노총은 노사정합의기구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 노사정 위에 여야정 상설협의체

- 자본을 위한 신자유주의 정치세력들의 야합


11월 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여야정 상설협의체’ 1차 회의가 열렸다. 여야협치 차원에서 3개월에 한 번 씩 열기로 했다고 한다. 


이 날 회의에서 여야정은 이번 정기 국회에서 탄력근로시간제 확대실시와 규제완화법을 추가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ILO협약비준이나 노동기본권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현행 <근로기준법> 51조(탄력근로시간제)가 규정한 3개월 단위 탄력근로제 하에서도 최대 20주 동안 주당 64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만약 1년 단위로 개악하면 연속 18개월 동안 주당 64시간 노동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 


과로사를 포함한 산재사망률 세계 1위인 나라에서 노동자를 기계로 간주하지 않는 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처사다. 세계 2위의 장시간 노동국가에서 이런 악법을 통과시키려 한다는 건 노동존중이 아니라 무시를 넘어 아예 짓밟는 행위다. 


<근로기준법>은 관련된 법률개정 때마다 추가된 부칙만 29개인데 소위 주52시간 노동시간 단축- 동법 50조 법정 노동시간 주당 40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단축이 아니라 12시간 연장이지만-개정안(법률 15513호, 2018.3.21)을 통과시켰다. 


부칙 3조(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을 위한 준비행위)에 ‘고용노동부장관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 등 제도개선을 위한 방안을 준비하여야 한다’고 한 지 7개월 만에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정치적 야합이 이뤄졌다. 


거기다 자본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완화법도 추가로 처리하기로 했다. 지난 9월 1일~20일 평양에서 2018년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던 시기에 국회에서는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은행특례법을 통과시켰다. 특례법은 기존의 법률을 모두 무시할 수 있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감히 처리하지 못한 재벌·자본법이 일사천리로 처리되었다. 이제 여야정상설협의체를 통한 규제완화 물결은 더 거세질 것이다. 숨죽이고 있던 재벌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오는 11월 22일 출범예정인 소위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부속물이거나 하위체계임이 분명해졌다. 재벌과 부자(부동산. 금융 등)들의 양보가 아니라 노동 내부간 격차만 부각시켜 결국 노동자들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기구인 것이다. 


한국에서 노사정 합의구조는 경제위기 노동자 전가와 노동운동의 체제내화를 통한 투쟁력 약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음이 명확해졌다. 여야정치세력들이 자본의 요구를 수용해 노동법을 개악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경사노위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노총은 이번 여야정 상설협의체 결과에 대해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는 사회적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그 야합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있다. 대의대회 유회로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가가 유보된 것이 다행스럽다고나 할까? 


지난 11월 2일 평등노동자회는 ‘노사정 합의기구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논평에서 노사정합의가 가능한 조건으로 ‘강력한 산별 노조 중앙조직, 국회 내 유의미한 노동자(또는지지)정당, 합의가 이행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노사정 대화 기구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자본의 경제위기 노동자 책임 전가와 이를 뒷받침하는 신자유주의 정치세력의 음모에 맞서 조합원과 소통하면서 투쟁을 조직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8.11.6.화


                 배제된 사람들과 함께  <평등노동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