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페이스북 more

대한민국 헌법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가 아닙니다!

 

86cebd3889f9adc11a269157f9a891d4.png

지난 5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인권·공정·연대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자유를 수십 차례나 반복했다. 존재로서의 자유의지 즉 개인의 자유를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은 취임 때마다 헌법 69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선서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그러나 선서하는 대통령마다 헌법과 그 정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물론 그가 속한 정당과 지지자들의 성향과 이념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헌법정신은 자기 마음대로 해석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집단적 지성에 의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헌법을 오독한 것이다. 나아가 심각한 왜곡이다. 헌법 전문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는 일차적으로 정치사상의 자유 즉 독재, 폭력, 억압, 가난과 빈곤으로부터의 자유를 말한다. 동시에 민주역시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진정으로 인간의 존엄과 인권이 보장되는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추구할 이념이다.

 

그런데 이를 자본의 입맛에 맞게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로 제한하여 왜곡하여 주장하고 있다. 헌법 어디에 자유시장경제체제가 있는가? 자본주의는 사적소유와 개인주의를 강조하는 체제인데 헌법 제23항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항은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은 무한정한 사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소위 경제민주화 조항이라고 하는 헌법 119조의 경우 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했지만, 항은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정신은 자본주의 체제라 하더라도 자본과 시장은 규제와 제한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진 자들이 마음대로 수탈과 착취를 통해 무제한의 부를 축적한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자본에 대한 규제를 통해 사회적 평등과 복지증진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헌법을 준수하겠다면서 헌법정신과 거리가 먼 내용으로 선서를 한 셈이다.

 

그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를 통한 성장론은 전통적 의미의 자본주의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 세계화, 금융화된 자본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체제에 내재하고 있는 공황적 위기상황과 자원고갈, 환경파괴로 인해 더 이상 물질적 성장이 불가능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탈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면적 사회개혁의 방향과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재앙과 파국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취임사 중 대통령이 직접 추가했다고 알려진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있다는 부분에 이르면 본인의 생각을 남의 말처럼 하고 있다는 의문을 갖게 한다. 여하튼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딱 5년 만에 노동존중과 개혁을 내세웠지만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더불어민주당에 승리하여 정권을 되찾았다.

 

이제 윤석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헌법정신인양 확신하고 공정성장을 외치며 돌진할 것이다. 여기에 요구주문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오직 노동자 민중들의 단결된 투쟁과 힘으로 이에 맞설 수 있을 뿐이다. 그동안 부르주아 개혁론자들의 차선(사실은 차악이었음)책에 기대어 동요하면서 파편화되었던 지난 한 세대의 정치적 방황을 끝내고 새로운 운동과 정치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

 

2022.5.13.

 배제된 사람들과 함께 <평등노동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