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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주40시간제를 허무는 노동시간 연장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

- 누구 맘대로 탄력적 노동확대를 통한 노동시간 연장인가?

 

오늘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을 주장했다. 여기에 발맞추어 이정식 노동부장관도 52시간제 월 단위 관리, 직무성과 중심 임금개편을 말했다. 지난 616,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공공·연금, 노동시장, 교육, 금융, 서비스산업 등 5대 부문 구조개혁 방침에 따라 노동시장의 경우 주52시간제 유연화를 대표적인 추진 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노동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릴 수 있다는 발상은 작년 6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지 20일 만에 드러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청년들의 의견을 소개하면서 주 52시간제를 비판하고 주 120시간제를 주장했다. 5일 근무를 가정할 때 하루 24시간 일할 수 있다는 어처구니가 없고 놀랄만한 소리에 사람들의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이제 윤석열 정권은 문재인 정권이 만들어놓은 주52시간제를 허물어 노동시간을 연장하려 한다. 자본가 정권은 자본이 일상적인 이윤을 얻는 것을 넘어 이윤극대화를 위해서는 노동자 추가착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노동착취와 노동시간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추가착취를 위해서는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강도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권력은 자본의 하위 행정체계일 뿐이다.

 

작년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공식적으로 1,928시간이다. 편법으로 인정되지 않는 휴게시간, 작업준비시간 등을 포함하면 2천 시간을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500시간대보다 500시간 이상 길다. OECD 기준으로 연간 4개월 더 일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 건강을 해치고 휴식과 여가와 빼앗는다. 그런데 특정한 시기에 노동시간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은 과로사 등 위험을 초래한다. 그러나 탄력적 노동시간 운영은 자본에게는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이윤을 보장한다.

 

오늘 노동부장관은 대통령의 노동에 대한 천박한 인식과 신자유주의적이고 자본과 재벌의 편에 선 경제관료들의 반노동정책에 따라 노동시간 연장을 위한 행동대장을 자임하고 나섰다. “주 단위 초과근로 관리방식을 노사 합의에 따라 변경하도록 개정,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적정 정산기간 확대, 스타트업과 전문직의 경우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가 한국노총에서 수십 년간 노조간부로 일했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문재인 정권은 52기간제를 꺼내 들며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적 흐름을 역행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근로기준법> 50(근로시간) 항은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항은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듯이 40시간제이다. 이를 다른 나라처럼 30시간대로 단축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주52시간제조차 붕괴시키려 한다.

 

동법 제51(3개월 이내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 “특정한 주의 근로시간은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특정한 주의 근로시간은 52시간을, 특정한 날의 근로시간은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조항도 동법 제53(연장 근로의 제한)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 간에 12시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제 주 12시간 범위 내에서 벗어나 월 48시간 범위 내에서 노동시간을 연장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유연화 중 노동시간 유연화 즉 탄력적노동을 확대하겠다는 공격이다.

 

노동부장관은 “'주 단위 초과근로 관리 방식은 주요 선진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주장하지만 연간 1,300~1,500시간대 국가들과는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 그가 해외 주요국은 기본적으로 노사 합의에 따른 선택권을 존중하고 있다고 하나 노조조직률은 물론 중앙 노사합의의 전체 현장 적용률이 높은 그들과 우리나라 노동현실은 전혀 다르다.

 

노동부장관은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특별연장노동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현재의 장시간 노동도 모자라 과로상태에 직면하더라도 더 일하겠다고 할 때는 절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는 최저임금을 비롯해 임금이 너무 낮거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하더라고 고용불안으로 인해 언제 실업상태에 빠질지 모르니 일하는 동안만이라도 장시간 노동을 감내하겠다는 현실 때문이다.

 

정부와 자본가들은 주 또는 월 단위로 주어진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이용하는 것일 뿐 노동시간 연장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장시간 노동은 야간노동을 불기피하게 한다. 야간노동이 암 발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산업의학적으로 판명되었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그러나 자본의 입장에서 노동자는 기계보다 특별히 대우해야 할 존재가 아니다. 그저 비용개념일 뿐이다.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만 판단한다. 한 대의 기계보다 더 많은 비용(임금)이 들어간다면 교체(해고)하고 만다. 그러니 기업경영을 위해서는 기계처럼 쓰다 버리거나 교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세계 최장시간 노동국가군에 속해 있으면서 또다시 자본의 필요에 의해 집중적으로 노동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금속 등 재료도 하중을 많이 받거나 고속 회전 등으로 금속피로(metal fatigue) 상태에 직면하고 급기야 피로파괴(fatigue failure)가 발생한다. 살아 있는 생물체인 인간의 심신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도 노동현장에서는 과로사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퇴근 후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 산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통계에 잡히지 않을 뿐이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가 아니라 그저 기저질환이니 지병으로 치부되고 만다.

 

설령 정부와 국회에 의해 근로기준법이 개악되고 노사합의로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노조조직률이 10% 밖에 되지 않는 현실에서 자율적인 합의란 존재하지 않는다. 일터에서 잘려 나가지 않기 위해, 최저임금 선상에서 허덕이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강요당하며 순응하게 될 것이다. 노조가 있더라도 집행부가 회사에 어용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조합원들이 고용불안을 느껴 일하는 기간동안 더 많은 임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건강상의 심각한 결과를 생각하기 이전에 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결코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로사를 포함해 산재사망률 세계 1위 국가에서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탐욕스런 자본의 제단에 바치려 하는가? 이는 결과적으로 가정, 사회, 국가에도 도움되는 일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은 경제불황(위기), 엄밀한 의미에서 자본주의 체제 위기를 빌미로 한 노동시장 유연화 기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추가착취 의도에 국가의 법과 제도가 개악되고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헌법은 국민의 존엄, 인권, 행복 그리고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태움으로 상징되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쓰다가 버려지는 것을 방조하거나 조장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다. ‘법과 원칙을 말하면서 유엔인권선언, 세계노동기구(ILO) 조약 그리고 헌법을 부정해서야 되겠는가? 쿠데타만 위헌이 아니다. 노동자를 과로사로 몰아가는 제도를 입안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것도 위헌적인 쿠데타이다.

 

2022.6.23.

 

배제된 사람들과 함께 <평등노동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