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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ILO핵심협약을 즉각 비준하라!



- 한국, 일본, 미국은 노동후진국


1991년 한국이 북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한 지 27년이 지났다. 한국인 반기문씨가 2007~2016년까지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후진국 반열에 속해 있다. 유엔에 가입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비준한 내용인데도 각국의 특수성 운운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국격’의 측면에서 부끄러움을 모르고 있다.

촛불항쟁으로 박근혜가 탄핵 구속되면서 조기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는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정책공약집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국가위상에 걸맞은 노동기본권 보장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그 이후 노동정책은 ‘노동존중’이라는 슬로건을 기초로 하고 있다. 그러나 ILO핵심협약조차 비준하지 않으면서 이런 슬로건은 빛을 바래고 있다. 이거야말로 진정한 적폐청산이다.



- 대통령 공약 지켜야


취임 후 1년 반이 지났지만 ILO핵심협약 비준에 관한 한 감감 무소식이다. 지난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에 대해서는 헌법 60조가 규정한 국회비준동의절차 없이 헌법 73조 대통령권한으로 비준처리했다. 한반도비핵화와 평화문제는 한 발 앞서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기본권이나 노동과 자본의 불평등문제에 관한 한는 박근혜 시대와 다르지 않다.

한국이 비준하지 않은 ILO핵심협약은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 1948년, 147개국 비준),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98호, 1949년, 156개국 비준),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29호, 1930년, 171개국 비준), 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105호, 1957년, 167개국 비준) 등 4가지다.

그런데 지난 번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준 이전에 대화와 양보를 통한 노사정 합의를 주장했고, 자유한국당은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정부 역시 노사정 대화로 방안을 마련한 후 비준한다는 방침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노사정위원회) 문성현 위원장도 “대화와 교섭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최악을 피하려면 차악으로 가야한다”며 노동계와 재계의 양보를 주문하고 있다.



- ILO 핵심 협약은 노사정 합의사항이 아님


한국사회에서는 이렇듯 터무니 없고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가 출생했는데 출생신고를 하러 갔더니 부모와 정부(호적계 직원)과 타협을 해야 한다든가, 노예노동이나 강제노동을 하지 않겠다고 하니 정부와 사용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버티고 있다. 대화나 양보로 해결해야 한다느니, 차선이나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등 천부적 인권과 기본권을 유린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12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위원장, 경총회장, 상의회장, 노동부장관, 노사정위원장이 참가한 4차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연내에 ILO 핵심협약 비준을 목표로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합리적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부나 사용자야 노동계 양보를 받아내려고 이런 꼼수를 부리는 것이 당연할지 모르겠으나 노동계가 ILO기본협약 내용을 노사합의로 추진한다는 데 동의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총과 상의는 ILO 핵심협약 비준 반대의견을 노사정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다.



- 민주노총은 ILO핵심 협약 양보해서는 안 돼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87호·98호) 비준에 필요한 노조 설립신고(노조 아님 통보·노조임원 자격 제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과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상 노조 가입범위, 해고자·실업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 노조 가입, 노조전임자·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등에 대해 노사정 합의안이 마련되면 국회를 통해 입법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합의 구조에 민주노총이 참여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유엔 인권 선언, ILO협약, 대한민국 헌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규정하고 있는 천부적인 인권과 기본권을 왜 노사정이 합의해야 하는가? 예를 들어 실직자 노조가입 문제는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 1기 노사정위원회 합의사항이었지만 20년이 지나도록 입법화되지 않았고 전교조 법외노조 명분으로 악용되고 있다.



- 인권과 기본권 부정하는 자본언론


10월 29일 자 <문화일보>는 “사측 방어권 보장 없인 ILO 유보조항 비준 추진말라”는 사설에서 핵심협약 중 미국이 2개, 일본이 6개만 비준한 것은 각국 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며, 한국은 ‘노조공화국’으로 강성노조의 위세가 대단한 데 핵심협약을 비준할 경우 노조의 정치화, 파업의 일상화로 사회 전반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류와 유엔의 보편주의 정신에 어긋나는 반인권, 반노동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월 30일 자 <동아일보>는 “使 손발 묶고 강성노조 힘만 키울 ILO 협약 비준”이라는 사설에서 ‘정치적 편향이 논란거리인 전교조가 합법화되면 더 정치화’, ‘군 복무를 대체하는 산업기술요원의 강제노동을 인정하면 당장 사회적 혼란과 이들이 생산한 수출품을 두고 외국과 무역 마찰’, ‘매년 습관적 파업이 계속되고 노사 협력은 세계 최하위권’ ‘협약 비준은 강성 노조에 더 큰 힘’이 우려된다면서 ‘파업권만큼이나 사측의 조업권과 방어권 보장 등 노동개혁을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유엔 인권선언, ILO조약, 헌법과 노동관계법대로


1948년 12월 10일 당시 58개 가입국들이 문서의 모든 단어와 조항에 대해 총 1,400번이나 투표를 통해 제정한 <세계인권선언>(30개 조항) 전문에 ‘기본적 인권’, 제20조 1.에 ‘모든 사람은 평화적인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 2.에 ‘누구도 결사에 소속할 것을 강요받지 않는다’, 23조 1.노동할 권리, 실업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2.동일노동 동일임금, 3.공정임금과 사회보장, 4.노동조합 조직,가입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국내법으로 대한민국 <헌법>제1조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 이 조항이면 불문율로서 통용되어야 한다. 헌법 21조 ‘ 결사의 자유’, 헌법 33조 ①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조(정의)1.‘ "근로자"(노동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좌고우면 하지 말고 유엔 인권선언, ILO조약, 헌법과 노동관계법이 규정하고 있는 대로 ILO핵심협약을 즉각 비준해야 한다. 그 어떤 변명이나 이유를 들이댈 문제가 아니다. 노사정 대화 타협 운운하는 여야정치권, 노동부, 노사정위원회를 규탄한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노사정협의기구에 휘말려 ILO핵심협약정신을 훼손하지 말고 원칙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을 촉구한다.



2018.10.30.화


배제된 사람들과 함께 <평등노동자회>